티파니에서 아침식사를 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출연 오드리 햅번, 조지 페퍼드 공개 1962년 10월 01일 / 2011년 08월 26일 재개봉 / 2012년 04월 12일 재개봉코스모 폴리턴의 세계에서 뉴욕은 가장 상징적인 도시다.
자유를 찾아 미국이라는 용광로에 녹아든 모든 인종은 뉴욕에서 꿈과 사랑과 탐욕을 벌인다.
집도 절도 없는 남의 집 카우치를 전전하는<인사이드·르윈>의 스타 가수 지망생 르윈, 데이비스(오스카…아이작)으로부터<아이언맨>의 천재 재벌 히어로 토니, 스타크(로버트·다우니·주니어)까지 서울보다 조금 큰 뉴욕에 모이고 살다.
그만큼 뉴욕은 누군가는 칭찬하고, 누구는 경멸하는 얘기가 넘치는 도시이기도 하다.
또 뉴욕은 여러 작품의 배경으로 나오고, 수많은 세계 시민에서 관광적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 뉴욕을 뛰어다니는 차갑고 세련된 워커 홀릭으로 인스턴트 연애를 즐기는 뉴요커에 대한 환상도 태어났다.
HBO시리즈”섹스·앤드·더·시티”캐리( 사라·제시카, 파커)가 살고, 실제로는 집세가 엄청난 아파트와 마노로, 브라 닉 슈즈보다 먼저 뉴요커의 이미지를 만든 것은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하ー레ー(오드리·헵번)의 지방시·벨벳 드레스와 5번가의 티파니의 건물이다.
한적한 새벽 뉴욕을 대표하는 옐로우 캡에 몸을 맡긴 할리는 티파니의 건물 앞에서 내리던 크라상과 커피를 먹으면서 쇼 윈도우 안쪽의 보석을 구경한다.
이 거지가 우아한 식사 장면은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강렬한 영화 오프닝의 하나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식사를>뉴욕에 백야 현상이 있고 밤에도 낮처럼 밝은 것이 아니라면 이 부분의 시간대를 아침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태양은 비스듬히 뜬 채 사람이 거의 없는 거리를 비추고, 할리가 바라보던 티파니는 아직 개점 전이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제목이 “티파니에서 아침을 “인 것만 해도 할리가 티파니의 앞에서 보석 구경을 하면서 먹은 빵과 커피는 아침이어야 한다.
그러나 정작 이 유명한 아침 주인공 하ー레ー의 생각은 달랐다.
할리는 할리는 일주일에 한번씩 수감 중인 마피아의 면회를 가보고 말동무가 되어 주는 대가로 100달러를 받고 나머지는 파티에서 벌어들이는 작은 용돈으로 간신히 뉴요커 생활을 유지한다.
그는 매일 뉴욕의 유명 인사들이 모이는 화려한 사교 파티에서 밤새 부자의 남편을 찾기에 몰두한다.
하룻밤 구애하는 남자들은 할리가 화장실에 가도 50달러를 건네는데, 그들이 마음에 안 들면 몰래 파티장을 빠져나가서 받은 돈에서 택시를 타고 티파니의 전에 내려오곤 했다.
가끔 할리의 집까지 쫓아오면서 본전의 얘기를 꺼내지질인 남자들도 있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식사를>힘든 밤을 보내고 할리가 반드시 들르는 티파니는 그에게 파티의 시끄러움과 천함이 없는 고고하고 조용한 공간, 상상 속의 유토피아 같은 곳이었다.
할리는 뉴욕에 왔을 때부터 티파니의 같은 집을 지을 때까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길에서 주운 고양이에도 이름을 붙이지 말고, 아파트에는 침대 이외에는 가구가 보이지 않는다.
남편의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남자들을 “쥐(rat)”라고 부르는 할리는 스스로를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야생 동물로 생각했다.
결국 그는 쥐의 포식자가 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할리의 이웃 폴(조지·페파ー도)는 아직 성공하지 않은 소설가이지만 남편이 있는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비밀의 연애를 하는 조건으로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
과거에 호평을 얻은 글의 영광을 잊지 못하지만 정작 타자기의 먹물이 마르고 있는 폴과 단지 부자의 남편을 통한 신분 상승만 노리는 할리는 서로에 처한 상황을 알아낸 후 친구이다.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이 느꼈던 것은 강하게 끌리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돈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결혼하는 “관계였다.
다시 말하면 돈이 없는 한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는 사이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식사를>그런 가운데 폴은 할리가 어렸을 때 가난 때문에 칠면조의 알을 훔치고 농장주인 수의사인 중년 남성의 후궁이 되어 버린 룰라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과 14세에서 누군가의 아내로 살던 할리는 농장을 도망 치고 뉴욕으로 왔고, 남편은 할리의 동생 프레드를 빌미로 그를 다시 농장에 데리고 가려고 한다.
할리는 여전히 보호자가 없으면 살아가지 않은 것 같은데, 농장에서의 과거를 뿌리치고 남편을 혼자 보낸다.
폴도 할리의 격려에 힘입어 오랜만에 쓴 글을 파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폴은 이 기쁨을 누구보다도 빨리 할리와 함꼐 나누다.
아침부터 샴페인을 터뜨리며 폴의 재기를 축고 있던 두 사람은 하루 종일 서로 하지 않았던 일을 번갈아 시도하기로 한다.
폴과 할리가 손을 잡고 나온 5번가는 이미 출근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아침.할리의 첫”한 적 없는 것”은 아침 산책했다.
뉴욕에 온 뒤 오전 6시에 5번가를 걸었지만 그것은 아침이 아닌 밤이었다”고 말했다.
소유하는 것조차도 소유하는 것도 아니면 강한 척하다가 결국 티파니의 고고함과 고요함을 갖춘 집을 원해할리의 가련한 모순이 이 부분에서 폭로된다.
야생 동물처럼 산다는 완고한 자기 방어로 결국 스스로를 얽어맨 할리는 지금 자리 잡고 있는 소설가의 마음을 필사적으로 꺾으려고 한다.
동생 프레드와 함께 사는 재정적 자유는 부자의 남편만 준다고 믿고 그런 결혼은 할리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식사를>폴은 할리의 때문에 디자이너의 불륜 관계를 끊지만 할리는 폴을 제치고 브라질 부호와의 결혼을 추진한다.
그러나 할리의 목표를 지탱하던 동생 프레드가 군대에서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 비극은 오히려 하ー레ー을 야생 동물의 삶이라는 우리로부터 구해냈지만 할리는 그 우리 밖으로 걸어 나올 자신이 없다.
정확히는 우리들 밖에 삶과 사랑이 실재한다는 것을 아직 믿을 수 없었다.
소유하지 않는다고 해서 텅 비게 만들어 놓은 집에 가구를 넣은 것은 정착 의지가 무의식적으로 발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브라질의 부호에게 퇴짜 맞은 뒤 끝까지 다른 부자를 찾아 떠난다는 아집은 할리가 뿌리칠 수 있다 없었던 공포의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도 폴은 문이 열린 우리 밖에 선뜻 나가지 못하는 할리의 손을 잡아끌다.
뿌리 깊은, 어디에 가서도 다시 우리에 돌아갈 할리의 지금 모습을 꾸짖다.
그리고 폴은 서로 소유하는 사랑이 있다고 한다.
사랑은 결국 다른 우리와 같지만 그것은 적어도 실재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비의 오전 10시 두 사람은 처음”티파니에서 아침을 ” 맞는 준비를 마치고 말았다.
칼럼니스트 라효진